2008년 06월 17일
삶에 지친 참새이야기
삶에 지친 참새 이야기

매일같이 먹이를 찾아 다녀야하는 삶이 괴로웠습니다.
언젠가는 주차장 셔터에 낑겨 죽을 뻔한 일도 겪었습니다.
한 톨이라도 더 먹으려고 서로 싸우는 일이 지겨웠습니다.


남들은 휴일이면 동학사로 벚꽃놀이도 다녀오고
여유롭게 사는데 그러지 못한 자신이 싫었습니다.

점심 때는 수돗가에서 배를 채우곤 했지요.

어느 날 스승 참새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저는 이 세상 살기가 싫어졌습니다.
너무나 치열하고 비참해요.
어제는 하찮은 거미줄에 걸려 죽다 살아났다니깐요."

스승 참새가 물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걍 코박고 죽어 버리던지...."

"깊은 산속에 들어가 불쌍한 우리 참새들을 위해....
기도나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따라 오너라."
스승 참새는 그를 데리고 연못 근처로 날아갔습니다.
연못은 위에서 흘러 들어온 흙탕물 때문에 검붉었는데
거기에 뿌리를 내린 연에서는 놀랍게도
꽃봉오리가 화사하게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스승 참새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보아라.
연꽃은 저 더러운 흙탕물에서 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히려 더러운 자기 터를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든다.
연뿌리의 속알맹이는 얼마나 희더냐!!!
너도 이 험한 세상을 떠나 도피하지 말고
주어진 그곳에서 살면서 네 터를 네 꽃밭으로
만들도록 하는 것이 보람있는 삶이 아니겠느냐?"
살아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가야 할 가치와 행복해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연꽃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더러운 자기의 터를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드는...
그런 연꽃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살아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고 행복한
그럼 삶을 살고도 싶었다.
존재만으로도 남다른 향기를 내뿜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내 삶은 연꽃같지도 않고, 가치있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다.
초라하고,
초라하고,
또 초라하기만 할 뿐.....
# by | 2008/06/17 10:47 | 일상... | 트랙백 | 덧글(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운명은 결코 내 편이 아니라서
끊임없이 고통에 대한 인내력을 테스트하는걸.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더라구. 단 하루도....
앞으로 뭘 더 참아야하지? 뭘 더 이겨내야하며, 뭘 더 견뎌야하지?
그저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하기엔
매일같이 찾아오는 상처가 너무나도 잔인한 것 같다.
난..... 남들보다 뛰어날 정도로 미친듯이 강한 사람이 아니야.
나도 상처받고, 아프고, 눈물 흘리는 보통사람일뿐.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한다면..
그건 소용없는 욕심.